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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1일 -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글쓴이 : 뉴스관리자
등록일 : 2023-03-11 조회수 : 111

출연 :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진행 : 신두식 BBS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지난해 12월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서 BTS멤버인 정국이 단독공연을 선보이면서 많은 분들이 벅찬 감동을 느끼셨을 텐데요. K-드라마 <오징어게임>2년 전 최고 시청률에 이어 제75회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총 6개 부문의 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이상한변호사 우영우> 등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K-무비와 K-드라마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정길화 원장과 함께 K-컬쳐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가져볼까 합니다. 잠시 후에 계속하겠습니다.

 

신두식: 오늘은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님 모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정길화 : , 안녕하십니까? 정길화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두식 : 먼저 청취자들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정길화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입니다. 이름이 좀 길지요? 열한 글자나 됩니다. 영문이름으로 KOFICE라고도 하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ICE, International Cultural Exchange, 글자 그대로 국제문화교류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문체부 산하의 공직유관단체입니다. 2003년에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으로 출범했다가 2018년에 지금과 같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됐고요. 올해로 통산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교기념행사 같은 국제문화교류, 그리고 아시아송페스티벌, 신한류 문화다리와 같은 한류진흥을 위한 행사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류백서 발간, 해외한류실태조사와 같은 조사연구사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국제문화교류와 한류 활성화를 위한 밑거름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두식 : 영어로는 KOFICE라고 하고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인데요. 취임하신지 올해로 만 2년 정도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2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길화 : 제가 재작년 20214월에 취임했으니까 만 2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은 지구촌에 아주 한류가 날개를 달았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BTS, 블랙핑크, 잘 아시는, 그런 아이돌을 필두로 K-팝이 번성했고요. <기생충>,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K-콘텐츠가 세몰이를 했습니다. 또 그런가 하면 임윤찬 피아니스트와 같은 K-클래식, 이날치 밴드와 같은 K-소리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죠. 이런 시기에 한류와 국제문화교류와 관련된 행사를 기획, 주관하는 KOFICE 원장으로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KOFICE하고 인연이 좀 있습니다. 제가 진흥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제가 MBC 중남미 지사장 겸 특파원으로 있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지사에서 재직 중이었는데 당시 KOFICE의 상파울루 통신원이 저희 지사의 활동을 수시로 취재했고요. 또 저는 특파원으로 KOFICE가 브라질에서 주최한 한류 행사를 또 취재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귀국 후 박사논문을 준비할 때는 진흥원의 조사통계와 세미나에서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저는 KOFICE로부터 받은 것을 보답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신두식 : 중요한 위치에 계신데요. KOFICE, 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는 2004년 이래로 해외통신리포트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파견되어 있고, 운영되는지, 또 원장님께서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를 이 분들을 통해서 누구보다 잘 느끼시고 있을 것 같은데, 좀 소개해주시죠.

 

정길화 : 해외통신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42개국 46개 지역에 있는데요.

 

신두식 : 생각보다 많네요?

 

정길화 : , 그런데 저희가 파견한 파견직 상주직원이 아니고 현지의 유학생이나 주재원, 교민들 중에서 선발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20년째 됐습니다. 이 분들은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는 한류 현상과 트렌드를 발 빠르게, 거의 실시간으로 포착해서 알려주시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를 다른 기관보다 먼저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은 통신원 활동도 감사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아니겠습니까? 저희 진흥원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열기가 가장 확실합니다.

 

가령 작년에 했던 행사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작년에 미국에서 열린 한미 수교 140주년 행사가 있었는데요.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코리아 가요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개 이런 행사를 하면 교민들이 많이 오는데요. 미국 사람, 현지 팬들이 아주 많이 와서 소위 우리가 말하는 떼창을 하시더라고요! 또 카자흐스탄에서 수교 30주년 기념행사를 했는데 이때 K-팝 콘서트는 전 좌석 만석을 기록했습니다. 또 작년에는 베트남하고 수교 30주년이었거든요. -베트남 등불문화축제를 했는데 하노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8만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그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 등등 너무 많아서 이만 줄이기로 하겠습니다.

 

요컨대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갈수록 열띤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구촌 곳곳의 행사장에 우리 아티스트들이 가잖아요? 직접 말을 들어보면 현지 관객들의 반응이 날로 뜨거워진다는 거죠. 그래서 이제 한류는 하나의 현상에서 장르가 됐다, 이렇게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 소프트 파워의 증진, 문화 매력 강국으로서의 위상과 위력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언론에서 보면 K-, 드라마, 영화 이런 것에 인기가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조명되고 있는데 실제로 여기는 보여지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주목받고 있는 한류 콘텐츠,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정길화 : 적절한 지적으로 사료됩니다. 한류의 역사를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류가 점화됐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정설입니다. 한류 1.0, 2.0, 3.0, 신한류 이렇게 정리하고 있는데요. 장르는 드라마에서 시작해서 K-, 영화, 게임, 웹툰 이렇게 전개됐습니다. 이러면서 K-콘텐츠가 K-컬쳐로 확장되고요. 지역으로는 동북아에서 시작해서 동남아, 중동, 유럽, 그리고 미국, 중남미 등으로 확산됐습니다. K-, 드라마, 영화를 말씀하셨는데 사실 알짜 종목은 게임하고 웹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경제토크 아닙니까? 경제적 측면에서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겠네요. 2021, 재작년이죠. 작년에 집계된 재작년의 규모인데요.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12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K-콘텐츠가 수출전선의 주력부대가 됐는데 이 수출액에서 게임이 전체의 70%를 차지합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점유율이 4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말하자면 게임이 효자산업이죠. 그리고 또 웹툰을 빠트릴 수 없어요.

 

신두식 : 웹툰이요?

 

정길화 : 웹툰은 장르 자체가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작은 1990년대 만화책의 스캔본으로 시작했는데요. 인터넷이 들어오니까. 이후 시스템이나 생태계가 한국에서 계속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죠. 그래서 다른 것은 몰라도 K-, K-드라마 이런 데는 K-가 붙는데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니까 K-를 붙일 필요가 없다. 왜냐, 우리가 오리지널이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 아시는 대로 잘 만든 웹툰은 원천 콘텐츠가 되고 있죠.

 

신두식 : 그렇죠. 드라마, 영화로도 이어지잖아요?

 

정길화 : 아시는 것 많죠? <미생>, <킹덤>, <이태원 클라쓰>,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이런 것들이 다 웹툰에서 시작해서 드라마로, 영화로 발전했습니다. 이런 것을 원소스 멀티유즈라고 OSMU의 공식이 적용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말씀드리면 K-, 드라마, 영화에서 게임, 웹툰, 그리고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K-푸드, 한식을 들 수 있고요. 그래서 한류 콘텐츠를 보고 한식을 먹고 마침내 한국을 방문하는 한류 관광은 한류의 최종적인 도착지가 되는 것 아니냐.

 

신두식 : 유튜브 같은 데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우영우 김밥, 그것을 만들어 먹는 것도 나오더라고요?

 

정길화 : 맞습니다. 그런 식이죠. 한류 팬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고 프로슈머라고 해서 소비하면서 생산한다,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죠.

 

신두식 : 그러면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정길화 : 뭐가 하나 잘 되면 왜 잘됐는지를 알고 싶잖아요? 대부분 사후에 결과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한계가 있는데.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한류의 역사가 줄잡아서 30년 남짓인데요. 1990년대 중후반 중국에서 <질투><사랑이 뭐길래>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일단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류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고요. 2003년에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큰 인기를 끌었고요. 그 다음에 2005년에 <대장금>이 동아시아를 강타했습니다. 그래서 한류가 뜨니까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학계에서 처음에는 일본, 중국, 중화권 이런 나라를 중심으로 움직이니까 처음에는 유교 문화권이어서 그렇다, 또 한자 문화권이어서 그렇다, 이렇게 해서 소위 문화 근접성 이론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K-드라마가 중동, 중남미로 확산되고, 댄스 뮤직으로 시작한 K-팝이 유럽, 미국에까지 인기를 얻지 않습니까? 문화 근접성 이론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겁니다.

 

신두식 : 이란에서는 <대장금>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하더라고요?

 

정길화 : 그래서 그 이후에는 문화 혼종성 이론이라는 것이 나왔습니다. 학문하시는 분은 이걸 설명을 안 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한류 콘텐츠에는 전 세계가 공감할만한 요소가 섞여있다, 해서 문화 혼종성 이론이 나왔는데, 말하자면 현상이 나오니까 이론이 뒤늦게 따라가서 갖다 붙이는 거죠.

그렇게 보는데, 질문하신 요지로 돌아가면 저는 한류의 인기비결은 근본적으로 우리 콘텐츠가 재미있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할리우드나 다른 나라의 콘텐츠가 제공하지 못하는 분명히 다른 점이, 다른 세계관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 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우리 사회의 현대사가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우리 한국이 고민했던 문제,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이 어떤 방식으로든 콘텐츠에 표현되어 있고요. 이것에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니냐.

가령 우리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신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이 빈부격차라든지 한국 사회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 세계 각 나라가 이런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더라는 거죠. 그러니까 공감요소가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K-콘텐츠의 소구력과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여기에는 지난 70년 간 축적된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 이것이 중요한 선행조건이었다고 봅니다.

 

신두식 : <기생충>, <우영우>, <오징어게임> 이런 걸 보면 한국의 언어로 하고 더빙보다는 자막을 통해서 확산되고 그러면서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거든요? <오징어게임> 같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혁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던데요. 어떻습니까?

 

정길화 : 맞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소위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런칭이 됐죠. 2021917일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9부작이 동시에 전 세계에 런칭이 됐습니다. 엄청난 반응이 나왔죠. 53일 간 전 세계 시청 1위를 기록했고요. 공전의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계속 톱10을 유지하다가 106일 만에 10위권에서 물러났는데 계속 인기를 유지했습니다. 영국의 BBC가 바로 이 <오징어게임>을 두고 TV콘텐츠의 혁명의 새벽을 알린다고 표현을 했고요. 잘 아시는 미국의 스필버그 감독이 <오징어게임>은 게임 체인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뜻이냐, 그동안 헐리우드 스타 시스템에 의존했던 것이 세계적인 히트작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징어게임>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기존의 문법을 파괴했고 비영어권에서 세계적으로 어필하는 콘텐츠가 나와서 이걸 혁명적이다,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신두식 : 그리고 원장님께서 책을 쓰셨더라고요? 오징어게임과 콘텐츠 혁명이라는 제목입니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정길화 :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OTT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는 걸 보면서 저도 한류 콘텐츠를 가지고 박사논문을 썼고 나름대로 콘텐츠 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는데요. 이걸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잘 아는 연구자들하고 같이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러니까 양극화 등 한국의 현실을 그린 이 드라마가 왜 세계적으로 히트했는가를 한 번 분석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서사적 측면, 플롯, 플랫폼, 그 다음에 산업적 측면 이런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면서 그야말로 콘텐츠 세계에서 혁명화가 된 <오징어게임>을 분석하고 성공방정식을 알아보고자 했던 겁니다. 7명의 필자가 참여했고요. 저는 첫 번째 챕터인 서사적 관점에서 본 <오징어게임>’이라는 부분을 집필했습니다. 그리고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지난해 이 책이 세종도서에 선정됐고요. 나름대로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바로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정길화 원장님께서는 어떤 노래 듣고 싶으십니까?

 

정길화 : 이 코너가 참 재미있는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노래를 할까 생각해봤는데요. 자자(ZAZA)<버스 안에서>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신두식 : 이 노래는 굉장히 원장님과 세대차가 있는 노래 같은데 어떻게 선곡하게 되셨어요?

 

정길화 : 제가 MBC PD수첩을 할 때 1997년인가 아이템을 고르려고 막 노력하고 하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 터보라든지 R.ef라든지 가수들이 기획사하고 분쟁이 있었어요.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겹쳤어요. 그래서 이걸 한 번 다루면 괜찮겠다, 재밌겠다. 왜 그런지 이유도 진단하고 대안도 제시하고. 그래서 스타공장의 불협화음’, 이런 제목으로 아이템을 기획해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무렵에 한창 뜨던 곡이 바로 이 <버스 안에서>였습니다. 그래서 밤 늦게 아이돌 연습장을 막 촬영하고 했는데 어디 갔더니 저희가 취재하는 팀하고 또 한 팀이 더 있었는데 그 팀이 자자였어요. 그러니까 <버스 안에서>를 그냥 제가 한 서른 번 들었을 겁니다.

 

신두식 : 자연스럽게 외우셨겠네요.

 

정길화 : , 그래서 속된 말로 놀면 뭐하냐, 노래 하나 건지자, 그래서 집중해서 듣고 랩하고 가사까지 제가 다 숙지를 하게 됐죠. 나중에 보니까 <버스 안에서>199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교양PD인 제가 댄스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고 저로서는 K-팝과 한류에 입장하는 티켓을 샀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님 정길화 원장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자자의 <버스 안에서>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

 

오늘은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한류의 인기가 곧 한국 브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세계적으로 형성하게 되잖아요? 이럴 경우에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조사된 것이 있나요?

 

정길화 : 저희가 조사연구기능도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최근에 25개국 25천명을 대상으로 해외한류실태조사를 했습니다. 여기에 보니까 2017년부터 6년 연속으로 한국하면 K-팝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 다음에 한국 연상 이미지로 한국음식, 한류스타, 드라마, IT제품 순으로 떠올리고 있습니다. 또 브랜드 파워지수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걸 보면 음식, 뷰티, 미용이죠, 화장품 이런 관련 파급효과가 큽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영상제작물, 웹툰, 예능을 보고 한국에 관심이 생기고요. 그래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데 특히 음식과 뷰티제품에 대한 경험과 구매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드라마, K-팝에서 시작한 한류는 K-콘텐츠로 확장되고 이것이 K-, 한국 제품에 대한 연관효과, 파생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조사 발표한 것을 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화장품이나 식품 등 소비재 수출은 1.8, 18천만 달러가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걸 K-시너지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제가 MBC 중남미 지사장 겸 특파원으로 중남미에 있을 때 K-콘텐츠가 K-제품 소비의 확대로 이어지는 현상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신두식 : 그러셨군요. 특히 OTT가 발달하면서 한류 콘텐츠 수출을 늘리고 있는데요. 지난해 한류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좀 설명해주시죠.

 

정길화 : 한류를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통계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수출을 통해서 보는 게 하나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1년 콘텐츠 산업 수출액이 1245천만 달러입니다. 전년 대비 4.4% 증가했는데요.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143천억 원입니다. 이게 가전이나 2차전지 이런 것이 867천만 달러고요. 전기차가 699천만 달러입니다. 콘텐츠가 대표 수출산업이 됐다는 겁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제가 참 우스개로 가끔 이야기하는 건데, 자료를 보니까 1961년에 한국의 10대 수출상품 리스트를 보면요. 마른 오징어가 5번째 순위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때 10대 수출상품을 보면 대부분이 원자재에요. 그때는 산업이 없을 때 아닙니까? 그런데 60년 후인 2021년에 K-콘텐츠인 <오징어게임>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마른 오징어에서 콘텐츠 <오징어게임>까지,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죠.

 

그 다음에 또 하나가 음향, 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지로 파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통계수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라디오, 뮤지컬, 음원 등 콘텐츠와 관련해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하고 해외에 우리가 지급한 액면을 비교하는 건데요. 그래서 한류수지로 통합니다. 아주 최근에 발표가 됐는데요. 지난해 경우에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17200만 달러고요. 이를 또 다른 음원을 수입했을 것 아닙니까? 수입하면서 지급한 액수하고 비교하니까 지난해 서비스 수지가 123,500만 달러 흑자가 났습니다. 이것은 이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수치입니다. 한류는 그동안 팬데믹 상황도 있었습니다만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통해서 더 발전하는 기회를 얻었죠. 2022년에 K-팝은 전 세계에서 8천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팔았고요. 지구촌 한류 팬은 10년 전보다 17배 늘어난 17천만 명대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원장님께서는 예전에 MBC PD로 재직하시면서 굵직굵직한 교양시사다큐를 연출하셨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인간시대,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묵직한 콘텐츠들을 다루셨습니다. 특별히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셨던 계기가 있나요?

 

정길화 : 기억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교양PD였고요. 교양PD로서 그때그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말씀하신 프로그램들은 인간시대는 휴먼다큐멘터리, PD수첩은 시사고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현대사 다큐멘터리에 해당되는데, 가령 인간시대라 하면 진솔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췄고요. PD수첩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기획의도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프로그램은 크게 잘 아시다시피 보도, 교양, 오락으로 구분되는데 저는 교양 프로그램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방송환경이 많이 바뀌었죠.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교양 프로그램의 영역은 더욱 협소해졌습니다. 최근에 지상파 방송에서 교양PDOTT 플랫폼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새로 돌파구는 찾는 노력을 하는 거죠. 그래서 만약 제가 현역에 있다면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신두식 : 그래도 지금 어디서든 역할을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요. 한류의 인기 이면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부 국가에서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 공감률도 높다, 이런 지적도 나오더라고요?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정길화 : , 그래서 저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있습니다. 앞에서 사실 한류의 수출효과나 한류수지 등 경제적인 측면에 대해서 많이 말씀드렸는데 사실 한류에는 산업적 측면에서 문화적 측면이 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류가 산업적으로 선순환하려면 경제논리가 필요하죠. 수익을 올려야 됩니다. 그런데 이게 지나치게 강조되면 역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품으로서의 한류, 산업으로서의 K-콘텐츠가 과도하게 부각이 되면 현지의 경계나 저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류에는 일방주의나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류를 문화로 본다면 일방통행이 아닌 상호교류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 진흥원은 공공영역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령 동반성장 디딤돌이나 신한류 문화다리와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동반성장 디딤돌은 해외의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와서 체계적으로 연수를 받는 겁니다. 2021년에는 베트남, 지난해에는 태국이 대상국이었습니다. 이렇게 동반성장과 상호교류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한류의 지속성에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연수를 받은 태국의 신예 걸그룹 로즈베리라고 있는데요. 연말에 태국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 신한류 문화다리 말씀드렸는데요. 이것은 한국에서 해당국의 문화로 축제한마당을 즐기는 행사입니다. 재작년에는 태국하고 몽골, 작년에는 베트남하고 카자흐스탄이 주빈국이었는데요. 한국에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이들 나라의 문화와 제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현지인과 함께하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인도하고 UAE가 대상국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진흥원은 이런 사업을 통해서 쌍방 한류, 공감 한류, 교류 한류 등 착한 한류를 실천하고 지향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그러면 올해 KOFICE가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정길화 : 저는 KOFICE는 허브다, 라고 생각합니다. 허브란 말이 한때 유행을 했는데요. 원래 바퀴의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승객이나 물류 수송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교통의 요지를 말할 때 이 말을 쓰는데, 저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글로벌 문화콘텐츠와 창작자, 수용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을 만드는 것이 저희 진흥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거죠.

그 연장선에서 올해 2023년에는 코리아 시즌을 필두로 각종 수교 기념행사, 그리고 아시아 송 페스티벌, 신한류 문화다리, 동반성장 디딤돌,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이런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콘텐츠에도 양질전환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정한 양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양보다 질이라는 거죠. 저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민간에서 하지 않고 또 못하는 그런 일들을 국제문화교류와 한류 활성화의 공간을 채울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세계일류 문화매력국가로 가는 길에 동참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신두식 :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정길화 : , 다시 한번 한류가 잘 되기 위해서는 문화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고요.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할 일이 많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2023년 새해가 시작된지 벌써 3월이 됐습니다. 3월에는 개학도 있고 개강도 있고 그렇죠. 비로소 진짜 새해가 됐다는 느낌입니다. 뜻 깊은 시간에 불러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이 방송을 듣는 모든 분들이 올 한해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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